애플워치3 자가수리
고장
애플워치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액정 모서리가 깨졌다. 가까운 애플 공식 수리센터에 문의해보니 수리는 불가능하고 리퍼 교체비용으로 35만원을 달라고 한다. 애플워치를 47만원 주고 샀는데, 리퍼 교체비용으로 35만원 내라니 차라리 새거를 사고 말지. 사설 수리업체에 문의해보았다. 33만원을 달라고 한다. 차라리 애플 공식 수리센터로 가겠다.
직접 고쳐보기로 했다. 후술하겠지만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애플워치 시리즈 3 액정을 구매하였다. 23만원. 절대로 만만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리퍼교체비용이나 사설수리비용보다는 저렴했다. 그래도 결제 버튼을 누를 때는 손이 덜덜 떨렸다.
수리 요령
애플워치를 자가수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액정을 본체에서 분리하는 것이었다. 액정을 분리해내지 않으면 애초에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iFixit은 애플워치의 액정을 분리해내는 방법을 자세하게 보여주었다. 동영상1에서 다루는 애플워치는 1세대였지만, 3세대 애플워치라고해서 액정을 분리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아니었다. iFixit은 iOpener라는 주머니에 애플워치를 넣고 전자렌지에 일정시간 돌리라고 안내했는데, 이는 애플워치 액정 테두리와 본체를 부착하는 접착제를 녹이기 위한 것이었다. 다른 동영상2을 보면 열풍기(Heat Gun)를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적당한 도구가 없어서 접착제를 녹이는 단계는 건너뛰었다. 액정이 박살난 틈을 사용해서 액정과 본체를 분리해내는 것이 가능했다.
수리 완료
교체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액정 복제품이 약간 더 두꺼웠다. 처음에는 접착이 제대로 안되서 액정이 들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용하는데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어서 그냥 이렇게 사용하기로 했다.
감압센서(Force Touch) 고장
Force Touch가 작동하지 않았다. 액정이 불량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액정을 애플워치 본체와 분리하는 과정에서 액정 테두리에 부착된 감압센서를 끊어버린 것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감압센서를 다시 구매해야 했다.
터치스크린 오작동
터치스크린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내가 터치하고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 반응을 하거나 자기 혼자서 터치입력을 인식해버렸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액정 후면에 있는 소자들이 안쪽 부품에 닿아서 그랬던 것이었다. 액정 후면에 캡톤 테이프를 붙여서 절연층을 만들어 해결했다.
접착력 약화
평소처럼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액정이 접착력을 잃고 본체와 분리되었다. 리본케이블 덕분에 겨우 매달려 있었다. 액정이 다시 본체와 달라붙도록 눌러주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액정이 다시 분리되는 일은 없었지만 언제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결론
수리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는데, 실수가 많아서 추가 비용이 들었다. 이럴 바에는 공식수리점에 맡기는게 나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애플워치를 수리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애플의 가격정책 만큼은 좋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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