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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영웅들

TL; DR

히브리서를 해설한 책이다. 히브리서를 직접 읽기 전에 읽거나 같이 읽으면 좋다. 개신교인을 위한 책이며, 개신교인이 아니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소장해서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은 아니다.

후기

저자는 김경섭이다. 죽전과 광교 안디옥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책 말미에 옥한흠 목사의 추천서를 받는 이야기에서 프리셉트성경연구원이 귀납적(inductively)으로 성경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만 그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미국 프리셉트 홈페이지를 돌아다녀보니 성경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같았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려는 원칙을 밝히고 있었다. 성경으로 돌아가라라는 종교개혁의 슬로건을 생각하면 프리셉트의 성경공부 방법은 그 자세만큼은 훌륭하다.

책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종교서적은 가치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가치판단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가치판단의 구체적 타당성을 따져서 받아들이기도 어려웠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의 불운한 과거사를 일부 알 수 있었지만 감동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성직자로 산다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개척교회 목사들을 보면 물질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성직자가 물질적으로 빈곤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사는 사람들은 부러움과 존경은 살 수 있어도, 그들의 가르침은 공허하다. 적어도 종교와 가치판단에 대한 것은 그렇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내 목표가 무엇인지. 내 시간을 불필요한 일에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했다. 책을 읽은게 시간낭비는 아니었다. 하지만 교회를 다시 나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개신교 서적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는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떤 가르침에 대한 타당성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것이 될지는 몰라도 연관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책의 내용을 불필요하게 늘리기 위해서 그런것은 아닌가 싶다.

개신교인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감동과 은혜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개신교인이 아니거나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었다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애굽)을 떠나서 40년간 광야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가나안 지방에 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그런 것이다. 북이스라엘은 신바빌로니아 제국에게, 남유다는 아시리아 제국에게 침략당해 멸망했다. 가나안 사람들이 이것을 알았다면 정의가 실현되었다며 박수치며 좋아했을 것이다.

결론

다시 들춰보고 싶은 책은 아니다. 여러 번 읽지 않을 책을 구매하고 싶지는 않았다. 히브리서를 읽기 전에 입문서로서 읽어보거나 히브리서랑 같이 읽어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는 좋은 책이다.

개신교 서적 일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는, 정말로 개신교의 가르침을 진리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얻기를 바란다면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전자책의 형태로 배포하는 것이 좋다. 책을 팔더라도 종이값만 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저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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